네 대망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가면서 힘들었던 생각도 나고 그러네요.
달성보 인증센터입니다.
앞의 남자분은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타는 친구와 함께
무려 팻바이크를 타고 국토종주중이었습니다 ㄷㄷㄷ
크고 아름다와!
는 최소 보통 엠티비보다 2~3키로는 무겁 ㅠㅠ.
이걸 타고 어떻게 국종을 하는거죠?
이 일행은 두세번 정도 마주쳤습니다. ㅋㅋ
제가 좀 많이 쉰건지 길을 헤멘건지.
어제 밤에도 느낀건데
거미놈들이 똑똑함
드롭바 사이에 거미줄을 치고
전조등을 향해 날아오는 나방을 사냥하더라구요.
거미줄이 아직도 남아있다니..ㄷㄷ
+ 낙동강 진입할 쯤 되니 인증센터간 간격이 제법 길어지더라구요.
서울에는 10키로 정도 가도 있을때도 있었는데
나중에 아랫쪽에서는 막 50키로 넘게 가야 인증센터 있고 그럽니다 ㄷㄷ
다람재
정말 지옥같았습니다.
표지판에 300m / 12%라고 본 듯 한데..
분명 이쯤되면 업힐 끝났을 거 같다라고 생각하는데 끝이 안나요.
게다가 길은 지금 이거 자전거 타라고 만든건지 아닌건지
자전거 길을 기획한 지방자치 간부들에게 속으로 욕을 하며 올라갔습니다.
알고 보니 거의 1키로미터짜리 11%의 업힐.
초반부 300미터만 표기해둔건지 제가 900을 300으로 본건지. 낄낄.
어쨌거나 멘붕을 겨우 이겨내고 내려오면서 생각했습니다.
(내려오는 길도 험해서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펑크 안나서 다행일 정도)
낙동강 하류에서는 어지간하면 우회도로로 돌아오는 것으로.
현풍에서 창녕을 가던 즘의 길입니다.
날은 더운데 신발 남친은 차가 없네
가 아니고
자전거 도로는 완전 쨍쨍한데 국도는 적당히 그림자가 져 있어서 국도로 달렸습니다.
으어 저길 달리라니.. ㄷㄷ
우회후 처음에 길이 갈려서 조금 어버버 하다가 나중에는 시내로 들어갔습니다.
오히려 잘 됬다고 생각하며
그냥 들어간 국수집에서 아저씨께 시원한 거 뭐있나요? 물어봤는데
시원한거 없다길래 그냥 콩국수 시켰는데
아저씨 이게 시원한거 아닌가여? ㅠㅠ
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설마 시원한게 아니고 시워언~ 한 그런 매운거 이야기 한걸로 알아들으신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소금 팍팍 쳐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콩국수에 새 김치 꿀맛bb
밥먹고 합천창녕보까지는 별 일이 없었던 듯 하네요.
왠지 더워보이네요.
다리 하나 건나고~
남지 들어와서 우회로로 들어왔는데
도무지 더이상 달릴 수 없을 정도로 더웠습니다.
참고 달리다가 동네 슈퍼 + 버스정류장 건물로 인한 그늘이 들어오는 평상이 있길래 포션 사서 누워버렸습니다. ㅋㅋㅋ
ㅇ으아 좋타아~~
하늘만 보면 시원해 보이는데..ㅋㅋ
자전거도 더울 것 같아서
천원주고 산 2리터 물로 물병을 채우면서
원래 물병안에 있던 더운물을 좀 뿌려주었습니다.
한 30분 정도 쉬다가 출발했네요.
남지를 지나던 도중
왠지 예전 저희성당 작은신부님이 부임하신 성당을 지나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는데
진짜로 지나가다가 이 성당이 보여서 잠시 들어가서 전화를 드렸는데 받지 않으시는군요 ㅠㅠ.
사제관 벨도 눌러봤는데 묵묵부답.
어디 나가 계셨었나봅니다..ㅋㅋ
나중에 밀양 거의 다 가서 전화를 주셔서 다음에 뵙는걸로..ㅋㅋ
아아 익숙한 그곳~~
외국에서 아는 사람 만나면 그렇게 친한 사람 아니더라도 그렇게 반갑다고 그러던데
딱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바람도 순풍이 살살 불어주더라구요.
대충 시속 7~8정도까지는 무풍으로 느껴지는 그런 바람이요.
이 아가씨 간만에 뵙네요.
더이상 보급할 곳 찾기 힘들었던 기억이 나서
컵라면 하나, 비빔밥 하나, 먹고나서 콜라 4개를 사서 3개는 저장하고 1개는 바로 마신 후에
화장실가서 머리도 한번 싹 물에 감고 나왔습니다.
잘 먹고 잘 챙겨 나왔는데
정신머리가 잠시 나갔는지
자물쇠를 채운 그 상태 그대로 자전거를 타 버려서
뒤쪽 스포크가 살짝 휘었고 자물쇠 줄이 늘어져버렸습니다 ㅠㅠ
빌린건데.. ㅠㅠ
타는데 지장은 없어서 그냥 타고 왔습니다.
그림자가 길어지네요.
이는 저에게 힘이 돌아온다는 뜻이지요.
(자전거길 옆에 국도가 있어서 그냥 국도를 탔습니다. 한 두세번 와본 길이더라구요.)
져지에 콜라 ㅋㅋㅋ
슬슬 어두워집니다.
가끔 뱀이 도로에 나와있어 깜짝 놀라곤 했습니다.
생존형 토크 페달링
남들은 생계형 케이던스 페달링을 한다고 하던데
전 케이던스 올리니 무릎이 아파져서 50T-12T 근처 걸고 힘 최대한 부드럽게 가하면서 돌리니 순속 27~28정도 유지가 되더군요.
같이 왔을때는 그렇게 즐겁게 왔는데..
양산의 길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표지판도 드물고, 길이 나뉘는데도 표지판이 없고
눈뽕주시는 할배들도 많은데 짜증나서 내려뒀던 전조등을 일부러 올리기도 했습니다.
안그래도 힘든데 눈뽕까지.
멘탈 안깨졌었다고 생각했는데
회상해보니 이때는 조금 맛간 상태였군요. ㅋㅋㅋ
제법 긴 라이딩을 거쳐 양산 물문화관 도착.
9시 가량이었기에 집에 전화해서 양산이라고 하고 남은 거리 시간등을 이야기하고 나서
하단에서 출발하는 버스 시간을 보니 잘못하면 막차를 놓치겠다 싶어서
아예 부모님께 전화를 했습니다.
데리러 오실수 있으면 좀 부탁드린다고.. ㅋㅋ
부모님이 흔쾌히 승락하시고 천천히 조심해서 오라고 하셔서 마음 조금 편하게 갔습니다.
여기는 양산 물금역을 조금 지난 길인데
조명이 저따위로..
인도에 저렇게 해두지 왜 자전거길에다가 저렇게..
자전거 길과 사람 다니는 길이 나뉘어 있는데도 자전거 길로 다니는 사람
개 목줄을 또 길게 해 다니는 사람 등
좀 많이 힘들고 화났었습니다.
슬슬 마무리 지점.
여기는 길이 밝고 좋았습니다.
사람도 많지 않았구요.
거의 폭풍댄싱하면서 갔는데
몸 느낌은 시속 35키로미터 이상이었지만
나중에 실제 속도보니 27~8 남짓.. ㅠㅠ
많이 지쳤었나봅니다.
많이 힘들때면
역시나 자갤의 고통은 일시적인거야 라는 짤방과
도착했을때 무슨 포즈를 지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버텨냈습니다.
드디어 도착!
우와우!
완료!
전조등을 떼서 바닥에 두고
10초 타이머를 켠 카메라를 이리저리 설정해서 셀카를 찍었습니다.
아마 다른 사람한테 부탁했으면 이리 안나왔을 듯.
감도가 높아서 조금 노이즈가 낀건 아쉽지만
기록을 위한 목적이 크기에 만족스럽네요.
힘들때 생각하고 생각한 포즈가 고작 이정도라니.. ㅋㅋ
그래도 진짜 기분 좋았습니다.
2일차 사용한 금액 (카드) : 각종 보급을 위한 식비 등 14250원
2일동안 사용한 현금 : 58700원 (숙박비 3만원이니 28700원치 사먹었네요.)
총 11만50원 사용하였습니다.
국토종주 싸게 잘 다녀왔네요.
2일차 라이딩 로그
http://www.strava.com/activities/146866494
2일차는 폰이 한번도 안꺼지는 기적이!
292.2키로미터의 거리를 12시간 걸려 완주했습니다.
총 시간은 15시간 정도라고 나오네요.
준비물 정리.
자전거용품 : 펑크패치X7 Co2 3캔 등 펑크대비도구 / 튜브X2 / 토크렌치(툴세트가 없습니다..ㅋㅋ) / 전조등(2배터리) / 후미등
(토크렌치와 전조등 후미등을 제외한 도구는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꼭 들고는 다녀야지요.. ㅋㅋ)
(제 전조등 배터리 중 먼저 쓴 녀석은 굉장히 오래갔는데 나중 녀석은 수명이 짧았습니다.)
(전조등 테스트도 꼭 해보고 챙겨가세요~ 2박3일 이상의 일정이었으면 전조등 제대로 못켜고 다닐뻔 했습니다.)
복장 : 상하 빕+져지 / 다리토시 / 장갑 / 헬멧 / 쪽모자 / 선글라스 / 클릿슈즈 / 팬티(입지마세요 아오!) / 양말2켤레(1켤레면 됩니다.)
(팔도 쿨토시 같은거 끼면 좋을 듯 합니다. 타기도 많이 타고여.)
(얼굴이 거의 안탔는데 쪽모자 덕인 듯 합니다.)
기타 : 카메라(후지 X10) / 9000mah 보조 배터리 / 충전기+5핀케이블 / 썬크림 / 양갱X18 / 휴대폰 여유배터리1 / 카메라 여유배터리1
(국종 끝나고 어머니께 바로 카메라로 사진 보여드리니 직접 달리는 것 같다고 너무 좋아하시던.. 아.. 몇장은 달리던 와중에 찍었어요 엄니...)
(보조배터리 정말 유용하게 썼습니다. 빌려준 친구에게 밥이라도 한끼 사야될 듯.)
(양갱은 오리지널 팥맛이 그나마 먹을만하네요 ㅠㅠ 밤맛 이런거 좀 먹기 힘듬 ㅠㅠ + 한 5개 남겨 왔습니다. 주로 보급식을 콜라로 떼웠거든요.)
(카메라는 생각보다 배터리가 버텨줘서 여유배터리가 필요 없었습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가줬네요.)
현금 10만원 / 신용카드 / 물티슈 / 타이레놀X6 / 대일밴드X4 / 후시딘 / 자전거 종주수첩
(고통을 잊게 해주는 타이레놀. 2일차 아침에 같이 출발했다 사고로 먼저 복귀하신 형님 고통을 잊는데도 조금의 도움이 되었을 듯 합니다.)
후기
뭐랄까.
최근 뭘 해도 잘 되는거같은 느낌이 들었고, 잘 되곤 했는데
이제는 정말 뭐든 할수 있을거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ㅋㅋㅋ
원래 최장거리 라이딩이 150키로미터 정도였는데
하루만에 334키로미터라니..
사회에 나가서 일하는데도 굉장히 좋은 밑거름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 술자리에서 안주삼아 이야기 꺼내기에도 나쁘지는 않을 듯.
뭐 크게 자랑하고 다니는 성격은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하니까, 주변 사람들이 또 그 이야기하나? 라고 물어볼 정도는 아닐거예요 ㅋㅋ
또 펑크나 기타 크게 자전거의 이상이나
몸의 이상이 없이 잘 다녀와서 다행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신 덕에 잘 다녀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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